중소러의 일상 4편, 계속해서 반복되는 일상 속 힐링

오늘도 지옥같은 중소러의 일상을 버티고 돌아온 28살 200충 중소러 댕꿀오소리.

후우.... 어제랑 오늘도 정말 쉽지가 않았다.

요즘 진상들이 한 두명이 아니라서, 여간 힘든게 아니다..

거기에 일도 많아져서 그런지, 같이 일하는 형님도 원래 그렇게 예민한 분이 아닌데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지 나한테도 조금 그 불똥이 튈 때가 있다.

진짜 부모님만 아니면, 지금이라도 당장 퇴사통보하고 그만두고 싶은데 중소러지만 1년 넘게 계속 출근하는 날 기특하게 생각하는 부모님을 보면 도저히 그만둘 수가 없다..

어쨌든 어제랑 오늘이 담긴 댕꿀오소리의 중소러 일상일기 4편 스타트다.

 목차

⏩ 25년 2월 11일(화) 일상

⏩ 25년 2월 12일(수) 일상

---

25년 2월 11일(화) 일상

이 날은 진짜 역대급으로 바빴다.

아니... 아무리 병원 입장에서는 수술을 많이 잡는게 이득이겠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수술이 이 날처럼 말도 안 되게 많으면 진짜 죽을 맛이다.

뼈빠지게 일해도 성과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월급을 올려주는 것도 아니고 ㅋㅋㅋ

작년 3월에 연봉 협상했을 때도 연봉 100만원 올려줬었음..

페페 대노

ㅋㅋㅋㅋㅋ 어디 식당에서 알바하는 것보다 월급이 적게 오르냐 ㅋㅋ

와... 그거 보고 진지하게 퇴사할까 고민했었는데 그래도 참고 다녀보자한게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어쨌든 화요일은 물건이 대량으로 들어오는 거래처에서 오후 3시30분쯤 납품이 왔음.

나야... 뭐 보조기 업무 때문에 하루종일 지하 창고를 왔다갔다 거리기 때문에, 납품 온 거래처 직원이랑 마주쳤고 그 많은 물건을 걍 내가 다 정리함.

같이 일하는 형님이 납품오면 같이 치우자고 연락하라고 했는데 걍 혼자 정리 다 해버림.

형님한테 물건 왔으니깐 내려와서 같이 치우자고 하기도 좀 뭐하고, 혼자 정리하는게 오히려 마음 편하고 힐링됨.

마음같아서는 보조기 업무나 구매 업무 그런거 하나도 안하고 그냥 창고에서 하루종일 입고되는 물건이나 정리하고 싶다.

사람들한테 치이지도 않고, 그냥 진짜 뇌빼고 정리만 하면되니깐...

난 단순한 업무가 어울리는 사람인 것 같은데, 변수도 많고 기분이 ㅈ같아도 사람들한테 웃으면서 대해야하는 이 업무가 너무 스트레스임.

그렇게 퇴근 시간이 다가와서 집 갈 준비하고 있는데, 병동에서 또 보조기 갖다달라고 전화...

그래서 내일 아침에 갖다주면 안 되냐니깐, 주치의인지 누구인지 모르겠는데 오늘 꼭 채우라고 했다고 함.

결국 채워주고 퇴근했다.. ㅠ

이 날 너무 고되서 집와서 호치킨 리본패키지 시켜서 맥주 한 캔까고 잤음.

호치킨

옛날에 다니던 고등학교 근처에 있어서, 지금 그 동네를 떠나온지 2년이 더 되서 진짜 오랜만에 시켜먹는듯?!

후라이드, 간장 그리고 양념 이렇게 3가지 맛인데 오랜만에 먹어도 역시 맛있었다.

하아... 고등학교 다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그 때는 빨리 어른이 되서 돈 벌고 싶었는데, 내 인생을 내가 책임지는게 이렇게 힘든건지 이제야 알게 되었음. ㅠ

---

25년 2월 12일(수) 일상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창 밖을 보니 눈이 엄청내리기 시작 ㅋㅋㅋ

지하철타러 가는 길 미끄러울까봐 그냥 집 앞에서 버스타고 출근함.

아침부터 보조기 관련 전화때문에, 역시나 건물꼭대기부터 지하까지 왔다리 갔다리 스타트..

도대체 난 언제쯤 회사에서 여유롭게 근무할 수 있는건지, 요즘 안 바쁜 날이 없다.

환자들은 자기들이 보조기 가격이랑 명칭이 적혀져있는 동의서에 싸인해놓고는 보조기 채워주거나 결제받으러 가면 진상부리고 하아 ㅋㅋㅋ

나도 그 쪽들한테 보조기 싸게 주고 싶다고.., 그럼 서로 좋잖아..

병원에서 그 가격 받으라는데 나한테 무슨 힘이 있냐 이 양반들아 ㅋㅋㅋ

페페 눈물

그렇게 욕 먹어도, 웃으면서 사람들을 상대해야하는 내 인생...

이제는 핸드폰에 병원번호만 떠도, 스트레스 받을 정도로 완전히 노이로제가 걸려버렸다.

핸드폰을 진동으로 해놓는데, 가만히 있어도 핸드폰 진동소리가 들리는 기분이 들 정도로 ㅋㅋㅋ

거기다가 같이 일하는 형님이 이제 구매업무 더 알아야될거 알려주려하는데, 나도 배우고는 싶은데 솔직히 지금 보조기하는 것만으로 벅차다..

나는 그냥 딱 월급인 200만원어치만 일하고 싶은데, 또 그렇게 일하다보면 나중에 팀 내에서 나가지고 업무능력 떨어진다고 뒷담까일게 뻔하다..

그래서 오늘 너무 힘들기도 하고, 최근 들어서 이 일을 언제까지 해야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워크넷이랑 사람인에서 전공 관련 공고 올라온거 확인해봤음.

확실히 요즘 취업난인게 공고가 몇 개 없더라 ㅋㅋㅋ

올라온 공고들도 내가 사는데는 아예 없고 타지역으로 가야함..

인생이 진짜 쉽지가 않다.

취업폭을 넓히려면 내 스펙을 올려야하는데, 와.. 진짜 회사갔다오면 진이 다 빨려서 네이버 블로그랑 구글 블로그스팟에 1포스팅씩 하기도 벅참..

그래도 이걸 이겨내야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거겠지..

이번 년도 안에는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한다는 꿈을 꼭 이뤄보자.

그렇게 오늘도 지친 하루가 지나가다가 환자 1명이 보조기 관련 서류 요청해서, 전달했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바쁘실텐데 바로 전달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압도적 감사

요즘 진상들만 너무 많이 만나다가 이런 분을 만나니, 엄청나게 감동을 받았다.

이럴 때 진짜 일하는 보람을 느끼는 것 같음 ㅠ

이런 분들만 있으면 일하는 맛이 날텐데..

후우... 그렇게 블로그에 글을 적다보니 어느덧 밤 11시가 다 되어간다.

일주일 중에서 목요일이 가장 바쁜데, 내일은 또 얼마나 바쁠까.

진짜 지겹다 지겨워 ㅋㅋㅋ